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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레이는 노출장면이 많습니다.
오프닝과 엔딩 뿐만 아니라 TV판, 극장판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레이 노출장면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14살 신지에게 아내가 있었다니? 이건 또 무슨 얘기일까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집니다.
싱크로율을 올려주는 플러그 슈트도 입지 못한 채 조종석에 신지가 앉아있습니다.
훈련을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쓰러지는 게 당연합니다.
제3사도 사키엘이 초호기의 팔을 부러뜨리고 머리에 구멍을 뚫어버립니다.
에반게리온은 로봇이 아니라 생명체입니다.
초호기의 뇌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파일럿과 싱크를 맞출 수 없게 되었습니다.
코어 안의 신지 엄마도 초호기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위기의 순간 초호기의 눈에 불이 들어오며 재기동을 합니다.
오퍼레이터 이부키 마야(伊吹マヤ)가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다고 합니다.
네 맞습니다.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는 게 맞습니다.
뇌가 파괴되어 파일럿과 초호기간의 신경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재기동이 가능할 리가 없죠.
그런데 어떻게 재기동을 한 것일까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장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엉터리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재기동을 하게 되자 부사령관 후유츠키가 이겼다고 말합니다.
네 맞습니다. 싸워보기도 전에 이긴 게 맞아요.
이카리 사령관과 후유츠키, 그리고 저도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결과는 볼 필요도 없이 무조건 승리입니다.
제3사도 사키엘이 AT 필드를 전개를 하자 초호기의 팔이 회복됩니다.
팔이 회복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뇌가 회복되었기 때문에 재기동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신지 엄마가 에반게리온을 제어하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신지와 연결이 된 것은 아닙니다.
장면어디에도 초호기가 왜 회복되는지 이유를 설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보통의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에서 대사를 통해 설명해줍니다.
아니면 일단 장면을 보여주고 나중에라도 설명을 해줍니다.
그런데 안노 히데아키 감독님의 연출 방식은 좀 다릅니다.
이해되지 않는 장면을 조각조각 내어서 작품 여기저기에 직소 퍼즐처럼 뿌려둡니다.
그러면 관객들은 그 직소 퍼즐을 하나씩 맞추어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조금씩 직소 퍼즐이 완성되는 것을 보아가며 관객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관객들에게 성취감을 주기 위한 안노 감독님의 따뜻한 배려입니다.
초호기가 AT 필드를 찢어버리자 사키엘이 십자가 형태의 공격을 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제목과 십자가만 봐도 기독교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의 약점은 생명의 열매인 코어입니다.
초호기가 코어를 파괴하려 들자 어차피 죽을거 자폭을 해버립니다.
사키엘을 무찌른 후 초호기의 뇌가 완전히 회복되자, 파일럿과 코어가 다시 연결됩니다.
신지는 그동안 아무것도 한것이 없습니다.
신지의 엄마가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다 알아서 했을 뿐입니다.
신지가 네르프 본부에서 수리 중인 초호기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사도 폭발로 외부가 녹은 헬멧이 땅에 떨어지면서 초호기의 흉측한 모습이 드러납니다.
아까 손상된 오른쪽 눈이 회복되면서 신지를 쳐다봅니다.
왼쪽 눈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벽면의 거울에 반사되었기 때문에 오른쪽 눈이 맞습니다.
신지의 엄마는 그 눈을 통해 아들을 애틋하게 바라봅니다.
그렇지만 신지는 에반게리온의 정체가 로봇이 아니라 생명체라는 것을 알고 무서워합니다.
초호기의 눈이 왜 회복이 된 것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것이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연출 방식입니다.
사실 초창기 방영 당시 저도 미소녀 열혈 로봇물인 줄 알고 낚여서 봤습니다.
그림을 보세요.
미소녀 학원물 아닙니까?
미소녀와 메카는 소년들의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성공 공식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안노 감독님은
(노노노노노 그렇게 안돼)
라고 말하십니다.
제2화부터 에바의 헬멧을 벗기고 이거 로봇물 아니라 괴수물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로봇이 나오는 줄 알고 봤는데 괴수가 나오니까 이게 도대체 뭐 하는 애니메이션인지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시청자들은 이 작품을 끝까지 보고도 도대체 이 작품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합니다.
로봇물인 줄 알았더니 (노노노노노) 아니고
사춘기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연애를 하는 학원물인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닙니다.
개똥철학이나 늘어놓으면서 끝나버렸다고 분노하신 분들도 많으시죠?
이 작품의 정체성은 말랑말랑한 미소녀 열혈 로봇물이 아닌 특촬종교영화입니다.
그런 장르가 있냐고요?
안노 감독님이 만들어내시고 제가 분류해낸 장르라서 아마 처음 들어보셨을 겁니다.
특촬종교영화...
특촬에 관한 이야기는 일단 제쳐두고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옛날에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십계, 벤허, 쿠오바디스 같은 종교 영화가 대세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에반게리온은 이런 종교영화의 현대판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에반게리온이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으로 느껴지는 분들이 많은 이유는 종교에서 모티브를 많이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들려드리는 얘기는 에반게리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에반게리온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기독교의 성경을 펴보겠습니다.
근데 성격책이 너무 두꺼워서 도저히 읽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요?
힌트가 있습니다.
NEON GENESIS EVANGELION 에 힌트가 다 있네요.
GENESIS 는 창세기를 뜻하고 EVANGELION 은 고대 그리스어로 복음서를 뜻합니다.
창세기(GENESIS) 와 볶음서(EVANGELION) 를 읽어보라고 제목에 친절하게 써놓았네요.
먼저 창세기를 펴보겠습니다.
창세기 1장 27절을 보면 하나님이 흙으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될 점은 남자와 여자가 동시에 창조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여자가 이브라고 알고 계실 겁니다.
노노...
문제는 이 여자가 이브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담을 먼저 만든 후에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다고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니 아담과 동시에 만들어진 여자는 이브가 아닌 것이지요.
이브를 만드는 이야기는 창세기 2장 21절에 나와있습니다.
참고로 영어권에서는 이브라고 부르고, 한국에서는 히브리 발음인 하와라고 부르고, 그리스어로는 에바라고 부릅니다.
그럼 창세기 1장에서 아담과 동시에 만들어진 여자는 누구일까요?
이 여인의 정체는 리리스인데 성경에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리리스 이야기는 성경에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카발라 문헌에도 아담과 동시에 만든 여자는 리리스라고 적혀있습니다.
창세기의 이야기를 에반게리온과 비교해 보자면
창세기에서는 하나님이 자기 모습대로 아담과 리리스를 동시에 만들었듯이
에반게리온에서는 제1시조민족이 자기 모습대로 아담과 리리스를 동시에 만들었습니다.
창세기에서는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듯이
에반게리온에서는 아담의 유전자를 복제해서 에바를 만들었습니다.
제21화에서 통칭 E 계획이라고 아담을 복제하여 에바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경과 에반게리온간의 싱크로율이 장난 아니죠?
하나님이 아담과 리리스를 만든 후에 부부싸움이 나게 됩니다.
리리스는 너나 나나 똑같이 먼지 (Adama)로부터 만들어진 존재라면서 천문학적 남녀평등을 주장했던 것입니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수천년 전에 어떻게 인간이 먼지로부터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수있었던 건지 신기합니다.
우주에서 가스와 먼지들이 모인 곳을 성운이라고 합니다.
성운이 별들의 공장인 셈이죠.
별이 만들어 졌다가 수명을 다하게 되면 초신성 폭발을 하고 중성자별이 되거나 블랙홀이 됩니다.
초신성은 별의 죽음을 뜻하지만 초신성 폭발시 107가지 원소가 만들어집니다.
초신성이 폭발 했기 때문에 지구가 존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은 모두 우주먼지(stardust) 로부터 만들어 진것입니다.
창세기 3장 19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문학적인 표현이 아니라 굉장히 과학적인 표현인 것입니다.
아무튼 우리의 몸은 저 먼 우주로부터 날아온 우주먼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천문학적 남녀평등론을 주장하던 리리스는 결국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게 됩니다.
하나님은 아담과 동일한 재료가 아닌 아담에 종속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담을 잠재우고 갈비뼈를 이용해서 EVE를 창조합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해야 하는데 너무나도 인간적으로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종교인들 입장에서는 하나님의 첫 실패담인 리리스 이야기가 성경에 실리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담은 리리스와 먼저 짝이 되지만 결국 헤어지고 이브와 살게됩니다.
엔드오브에반게리온에서 써드임팩트는 파괴와 창조를 동시에 상징합니다.
L.C.L 바다속에서 신지와 레이가 옷을 벗고 있는 장면에도 다 의미가 있습니다.
이 장면은 하나님이 아담과 리리스를 창조해 낸 창세기 1장의 상황을 상징합니다.
신지가 아담이고 레이가 리리스입니다.
리리스 설화에서 리리스는 아담의 밑에 있기를 싫어했습니다.
이 장면은 여성 우월적인 리리스의 성격을 나타내기 위해서 신지가 밑에 깔려있는 것입니다.
이 장면을 쓸데 없이 노출한 서비스 장면이라 생각하고 지나치신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치만 안노 감독님은 그렇게 허접하신 분이 아닙니다.
설정에 대한 디테일이 어마 어마하시거든요.
창세기를 보면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먹기 전에는 발가벗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선악과를 먹고난 후부터 벗은줄 알게되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평소의 신지는 부끄러움이 많은 소심한 성격입니다.
그치만 이 장면은 세상이 창조된 직후의 발가벗은 아담과 리리스를 상징하기 때문에 신지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신지는 아담과 마찬가지로 첫번째 여자인 리리스와 짝이 되지 못하고 두번째 여자인 아스카와 짝이 됩니다.
즉, 아스카가 신지의 이브인 셈이죠.
아스카가 신지의 이브인 또 다른 상징도 있습니다.
리리스인 레이와 달리 아스카는 옷을 입고 있습니다.
발가벗고 있던 신지도 옷을 입고 있습니다.
결국 선악과를 먹고 부끄러움을 알게되어 옷을 입게된 아담과 이브를 상징하는 것이지요.
리리스인 레이는 신지와 이어질 수 없는 운명이라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아스카와 신지는 처음 만났을 때 부터 부부가 될 운명이어서 동거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는 우연이 아닙니다.
제26화에서 삐- 하게 되는데 여기서도 아스카가 신지의 소꿉친구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레이가 신지를 공격하자 아스카가 바보신지라고 구박을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신지를 감싸줍니다.
아담을 두고 리리스와 이브가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지요.
이는 신극장판에서도 똑같습니다.
신극장판 파에서 반친구들이 부부싸움을 하냐고 놀리는 장면이 있는데 둘이 부부사이라는 복선입니다.
신극장판에서도 레이와 아스카가 서로 신지에게 요리를 해주려고 경쟁을 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닭살이 돋게 만들었던 포카포카 레이 장면에서도 아스카는 신지를 레이에게 빼았길 까봐 전전 긍긍합니다.
만화책에서도 신지는 아스카를 만나면서 끝이 납니다.
TV판에서 두번, 구극장판, 신극장판, 만화책까지 총 5번 모두 아스카와 연결이 됩니다.
이 설정을 보면 엔드오브에반게리온의 엔딩도 다 계획에 있던 것이지 아무렇게나 끝낸게 아닙니다.
증거는 또 있습니다.
신지가 레이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레이는 발가벗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레이는 리리스를 상징하기 때문에 옷을 벗고도 부끄러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죠.
다 안노 감독님이 계획이 있어서 그려넣은 장면입니다.
감독의 의도와 달리 서비스 서비스가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지만요...
증거는 또또 있습니다.
제13화에서 레이는 발가벗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아스카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길게 말로 설명하지 않고 그림만으로 자신의 의도를 관객들에게 함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안노 감독님은 참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엔드오브에반게리온의 엔딩 시퀀스를 욕하실 때 저는 안노 감독님이 얼마나 서운하셨을지 10분의 1정도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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